하나님이 응답하시는 기도
본문 : 열왕기하 20장 1절-6절
1 그 때에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매 아모스의 아들 선지자 이사야가 그에게 나아와서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이 너는 집을 정리하라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 하셨나이다
2 히스기야가 낯을 벽으로 향하고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3 여호와여 구하오니 내가 진실과 전심으로 주 앞에 행하며 주께서 보시기에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옵소서 하고 히스기야가 심히 통곡하더라
4 이사야가 성읍 가운데까지도 이르기 전에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5 너는 돌아가서 내 백성의 주권자 히스기야에게 이르기를 왕의 조상 다윗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 내가 너를 낫게 하리니 네가 삼 일 만에 여호와의 성전에 올라가겠고
6 내가 네 날에 십오 년을 더할 것이며 내가 너와 이 성을 앗수르 왕의 손에서 구원하고 내가 나를 위하고 또 내 종 다윗을 위하므로 이 성을 보호하리라 하셨다 하라 하셨더라
저희 딸 하엘이가 누굴 닮았는지 눈물을 참 잘흘립니다. 조금만 서운하거나 억울하면 뭐가 그렇게 서럽고 억울한지 바로 눈물이 또르르 나오는거죠. 예를들어 자기는 할머니한테만 어떤 자신만의 비밀 얘기를 했는데 할머니가 대수롭지 않게 엄마아빠한테 그 얘기를 하면 "내가 비밀이라고 했는데 왜 말해" 라고 하면서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린적도 있고, 얼마전에는 엄마하고 같이 공부를 하다가 답을 좀 많이 틀려서 엄마가 혼을 냈더니 "실수할 수도 있는데 왜그렇게 심하게 혼내" 하면서 아주 세상 억울하게 우는겁니다.
그런데 정말, 눈물 앞에서 장사 없다고, 그렇게 화가 나서 혼내다가도 그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엉엉 우는 애를 보면 뭐 어떻게 하질 못하는거예요. 오히려 혼내다가도 안아주면서 '뭐 사줄게, 뭐 해줄게' 하면서 달래게 되는겁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보니까 참 재밌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나님도 그러시더라고요. 하나님의 자녀의 눈물 앞에서 하나님께서도 마음이 좀 약해지시는겁니다. 하나님의 성정을 따라 만든 인간의 감정이니 인간이 느끼는 감정을 하나님께서도 느끼실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약속한 아들이 아니었지만 하갈의 그 통곡하며 울부짖는 기도에 응답하시고, 성전에서 너무 슬퍼서 소리도 못내며 눈물로 기도하던 한나의 기도에 응답하시는거죠. 이스라엘 백성들의 그렇게 죄악된 모습에 화를 내시고 분노하셨다가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눈물로 통곡하며 하나님 앞에 부르짖으면 그들을 위로하시고 그들을 도우시는겁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에 나오는 히스기야 왕에게 '너는 이제 곧 죽을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가도 그가 통곡하며 하나님 앞에 부르짖었더니 바로 생명을 연장시켜주시는 응답을 하시는거죠.
저는 예전에 이 히스기야의 기도를 보면서 '하나님, 제가 뭐도 하고 뭐도 했지 않습니까' 라며 말하는, 하나님을 위해 했던 자신의 어떤 업적들 덕분에 하나님께서 응답해주신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다시 묵상해보니, 하나님께서 히스기야 왕의 생명을 연장 시켜준 것은 그의 업적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딸이 울면서 아빠한테 "내가 시험도 백점 맞고 아빠 심부름도 잘하고 그랬잖아" 한다고 해서 제가 저희 딸의 그 위대한 업적들 생각하면서 마음이 바뀌고 그러는 것만은 아니라는거죠. 아빠를 향해 울면서 호소하는 그 딸 아이의 마음과, 아빠 아니면 안된다고 붙잡는 그 딸아이의 모습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어서 그 아이를 향해 귀를 기울이고 사랑으로 안아주는 마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그 크신 생각을 알 수는 없지만, 하나님께선 어쩌면 처음부터 히스기야의 생명을 끝내시려는게 아니지 않았을까, 그 일을 통해 하나님을 붙잡게 하시고 그 일을 통해 그의 믿음이 더욱 견고하게 세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하시려고 그러셨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청천벽력 같은 상황에 놓인 것 같았지만, 오히려 그는 눈물로 기도할 수 있었고, 그 기도로 인해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하며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더욱 바로서게 되는 너무나 크고 귀한 은혜의 말씀이었음을 보게되는 것이죠.
과연 나는 인생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어려움들 앞에서 '왜이렇게 되는게 없느냐'고 생각하면서, '도대체 나를 왜이렇게 힘들게 하시는걸까' 생각하면서 정작 하나님 앞에 나아와서 눈물로 호소하며 하나님을 붙잡고 기도했었나 돌아보게 됩니다. 그 문제를 놓고 정말 하나님 앞에 눈물로 기도하며 부르짖으며 하나님 제발 좀 도와달라고 하나님 붙잡고 늘어져봤는가를 생각해보게 되는 겁니다.
나의 시간이 끝났다는 생각에 좌절하며 눈물을 흘릴 때에도, 하나님께선 그 분의 시간 안에서 그 분의 뜻대로 일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인간의 생사화복을 넘어 시간과 공간까지도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신 줄 믿습니다.
모든 눈물의 시간들 가운데에서도 하나님께선 결국엔 하나님을 찬양하게끔 이끌어가시는 분이심을 믿음으로 긍휼을 베푸시는 그 하나님께 기도하며 주님 앞에 나아갈 수 있는 삶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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