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도사/묵상기록

숨겨놓은 칠천 명의 용사 (열왕기상 19장 13절-18절)

하엘파파 2024. 10. 2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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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놓은 칠천 명의 용사

 

본문 : 열왕기상 19장 13절-18절

13 엘리야가 듣고 겉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가 굴 어귀에 서매 소리가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14 그가 대답하되 내가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 열심이 유별하오니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주의 언약을 버리고 주의 제단을 헐며 칼로 주의 선지자들을 죽였음이오며 오직 나만 남았거늘 그들이 내 생명을 찾아 빼앗으려 하나이다
15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너는 네 길을 돌이켜 광야를 통하여 다메섹에 가서 이르거든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의 왕이 되게 하고
16 너는 또 님시의 아들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게 하고 또 아벨므홀라 사밧의 아들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너를 대신하여 선지자가 되게 하라
17 하사엘의 칼을 피하는 자를 예후가 죽일 것이요 예후의 칼을 피하는 자를 엘리사가 죽이리라
18 그러나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에 칠천 명을 남기리니 다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아니하고 다 바알에게 입맞추지 아니한 자니라

 

 

 성경에 보면 참 멋진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 많은 멋진 장면들 중에서도 엘리야와 바알/아세라 선지자들의 850:1의 대결이 손에 꼽을만한 명장면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저는 예전에 그 사건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엘리야가 참 이해가 안되었던 장면이 있거든요. 그렇게 멋있고 담대하게 그들과 싸워서 승리를 해놓고서는 이세벨이 죽이겠다고 선포하자 바로 도망가서 숨어버리고 낙담해버리는 모습이었거든요. 아니, 눈 앞에서 하나님의 그 위대하신 능력을 봐놓고선 그렇게 한순간에 무너져버리는 모습이 너무 이해가 안되는겁니다. 더 담대할 수 있고 더 믿음으로 설 것 같은데, 오히려 완전히 무너져버리는 모습을 보인단 말예요.
 그런데, 나이를 좀 먹고 엘리야의 입장에서 좀 더 생각해보니 엘리야도 참 지치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선지자들은 다 죽었고, 그래도 자신만은 끝까지 남아서 850명과 싸우기도 하면서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겠다고 나름 담대하게 열심으로 했는데, 그정도로 했으면 하나님께서 뭔가 변화를 보여주셔야 되잖아요. 이제 그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을 다 이기기까지 했으면 뭔가 변화가 나타나야 하잖습니까? 이제는 백성들이 다 하나님께 돌아오고, 왕이 우상들을 다 없애고, 원수들이 물러가고 하는 뭔가 좀 그런 완벽한 변화들이 확 나타나야 할 것 같은데, 그 승리 뒤에 오는 것이라곤 오히려 내 생명이 위협을 당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얼마나 실망감과 우울감과 좌절감이 몰려왔겠냐는겁니다.

 우리의 삶의 모습에서도 이런 모습들이 참 많이 나타나지 않은가 돌아보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그런 일들을 체험하고 믿음이 섰다가도, 현실에서의 또다른 어려움 앞에 무너지는 그런 연약한 모습들이 우리 삶에도 너무 많지 않습니까? 내가 하나님 앞에 이정도로 하나님의 일들을 해내고 나만큼은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사명을 감당하겠다고 담대하게 해내는데, 그럼 뭔가 하나님께서 나의 문제들을 해결해주시고 좀 더 나은 형편 가운데로 인도해주셔야 하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더 힘든 상황에 놓이고 오히려 더 어려운 일들을 마주하게 될 때,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일들 앞에서 하나님으로부터 피하고 싶고 부정하고 싶을 때가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 내가 이정도 했으면 하나님께서도 나한테 이정도는 해주셔야 되는거 아니에요?",

 "내가 그렇게까지 하나님의 일을 했으면 적어도 저한테 이런 어려움을 주시면 안되는 것 아니에요?"
 이러한 질문들로 하나님 앞에 따져 묻고 싶은 현실들 속에서 연약함으로 좌절하고 무너져내릴 때,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넘어진 우리를 일으켜 세워주시고 먹이시며 그 분의 세미한 음성으로 말씀하시고 들려주시는 분이심을 기억하십시오.

 

 세상은 점점 사람들로 하여금 교회를 멀리하게 만들고, 각종 미디어 매체들을 통해 교회를 배척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이비와 이단들은 더 왕성하게 활동하는데 오히려 진짜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사람들의 손가락질에 어려운 현실 앞에 더 위축되어지는 모습을 마주할 때면 때로는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외롭고 견디기 힘든 아픔 가운데 있을 때도 있지만, 하나님께선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칠천 명을 남겨 놓으시는 분임을 기억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살아가는 삶의 순간에 때로는 힘겹고 때로는 버거운 날들이 있을지라도, 우리의 연약함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의 모든 순간에 부어주시는 은혜가 있음을 바라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는 다시금 일어설 수 있고, 그 분의 은혜 안에 거하며, 감사함과 기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자들임을 기억하면서 하나님을 붙잡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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