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연합예배를 다녀온 후기
시작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연합예배
처음 이 연합예배가 기획 되었을 때, 많은 이들이 걱정과 우려의 말들을 쏟아내었다. 기독교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말부터 시작해서 왜 교회가 정치에 개입하냐는 말, 정치적 색채가 있다느니, 비신자들이 오히려 이러한 연합예배 때문에 교회에 대한 이미지를 더 안좋게 본다는 말, 왜 많은 날짜들 중에 주일에 행사를 하냐는 둥 참 말이 많았다.
그러한 여러가지 말들 중에는 사실인 것들도 있을 것이고, 왜곡된 내용들도 있을 것이고, 걱정과 우려의 말들 또한 아예 틀린 말이라고 할 수 없었다. 여러가지 많은 이유들로 인해 갈지 말지에 대한 고민을 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어떤 부수적인 것들이야 내가 알 수 없는 것들이지만 정확한 것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차별금지법을 막아내기 위한 모임이라는 것이다. 그 의도와 취지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모일 이유가 되었고 충분한 동기가 되었다.
연합은 중요하다
연합예배에 참 많은 대형교회들과 유명한 목사님들의 독려영상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교단이 다르고 지역이 달랐지만 그들은 하나님 안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였다. 모두가 같은 뜻을 가지고 같은 마음으로 모이기를 권장했다. 특히, 손현보 목사님의 이 연합예배를 기획하게 된 동기가 너무나 뭉클하고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많은 교회들과 많은 목사님들이 함께 해주었고 동참의 뜻을 밝혔다.
연합은 중요하다. 나는 지난 3년 전, 그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그것을 경험했다. 끝까지 코로나 백신을 거부했던 대한민국 2% 였기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1.8%) 내 주변의 모든 이들이 백신을 맞았고 그것을 거부하며 싸우는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그러던 중에 알게 된 백신패스 반대집회에 참석하게 되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이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들과 함께 목소리를 높였고 그들과 함께 있을 때면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라는 것을 느끼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연합이란, 같은 뜻을 가진 이들이 모이는 것이다. 나 혼자만 생각하던 것들을 누군가와 함께 해나간다는 것은 대단히 큰 힘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주는 힘과 에너지는 대단하다. 그렇기에 이 모임에 참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한사람이라도 더 동참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봤다. 나는 아무런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평범한 한 사람의 모습'으로 연합예배에 대한 나의 생각들을 정리해서 영상을 통해 담아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영상을 개인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를 했다. 한 사람이라도 내 영상을 보고 그 뜻을 함께 해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올린 것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조회수와 좋아요를 받게 되었다.
드디어 밝아온 10월 27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결국 약속된 10월 27일이 다가왔다. 어느 주일과 마찬가지로 아침부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오전 예배가 끝나자마자 바로 시청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친숙한 광화문으로 가려고 했으나 본무대가 시청에서 설치되는 것을 보고 기왕이면 어차피 가기로 한 거, 본무대가 있는 곳에서 예배를 함께 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청 앞 광장으로 목적지를 바꾸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출발을 하고 여의도를 지나갈 쯔음, 자동차 창문 밖으로 보이는 이미 모여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예배의 시작인 두시가 되려면 아직 한참 남은 시간이었지만 벌써부터 모여서 자리를 잡고 예배를 준비하는 이들이 있는 것이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부터 이미 은혜의 시작이었다. 같은 뜻을 가진 전국 각 곳의 예배자들이 한 곳으로 모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기 시작했다.
목적지로 삼은 시청이 점점 가까워질 수록 모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점점 많아지는 것을 자동차 창문을 통해 보면서 기대감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많은 예배자들이 모여서 함께 예배하게 될지, 그저 이 역사적인 순간을 이 현장에서 직접 보고 겪는다는 것이 너무나 즐거웠다.
시청 앞 광장에서는 이미 찬양팀이 시작을 했는지 각 곳에 설치된 스크린과 스피커를 통해 현장의 모습이 중계되고 있었고 많은 이들이 스크린이 준비된 곳에서 자리를 잡고 함께 찬양을 부르고 있었다. 서울 한복판 어느 거리에서든지 스크린에서 예배의 모습이 영상으로 송출되고 있었고 스피커를 통해 찬양의 소리가 울려퍼지며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마음껏 찬양에 함께 참여하고 있었다. 서울 한복판 어느 거리에서든지 말이다! 그제서야 내가 정말 이 역사적인 날의 역사적인 현장에 와있다는 것이 체감이 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예배자들이었다
시청 앞 광장에 도착을 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른 시간부터 도착해있었는지 발디딜 틈이 없었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일찍 출발을 할 것을 했나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자리를 잡느라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있었겠지만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말 그대로 '예배자들'이었다. 모두가 앞에 보이는 스크린에 집중을 하고 있었고 인도하는 사회자의 인도에 따라 교회 안에서 예배드리는 것과 같은 모습들을 취했다. 찬양을 하면 찬양을 부르고 기도를 하면 기도를 하고 찬송을 부르면 찬송을 불렀다. 세상의 사람들은 '대규모 집회'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연합예배'라는 타이틀에 맞게, '예배자들'답게, 그곳에 모인 예배자들은 모두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흐린 날씨 속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빗방울이 우리의 예배를 멈출 수 없었다. 그 비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예배의 열정과 구령의 열정을 멈출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 기도했을 것이다. 하나님 앞에 더욱 나아갔을 것이다. 그곳에 모인 이들은 모두가 예배자들이었기 때문이다.
한 마음 한뜻으로 차별금지법을 반대했다
연합예배의 목적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내용이었다. 우리의 모임의 이유도, 이 예배의 이유도 모든 것이 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기 위함이었다. 그 목적에 맞게 순서의 모든 것들이 한 방향으로 물 흐르듯이 흘러갔다. 앞에 나와서 말씀하시는 모든 분들이 같은 뜻을 가지고 말씀을 나누었다. 그곳에 있는 모든 회중들은 아멘으로 화답하며 함께 그 말씀들을 붙잡고 기도했다.
우리가 왜 모인 것인지, 차별금지법이 무엇이 문제가 되는 것인지,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지금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나라들의 현 모습이 어떠한지, 우리는 어떤 경각심을 가지고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교회들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외치고 부르짖었다.
앞에 나온 목사님들의 말씀과 기도는 그 자리에 있는 모두를 울컥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는 김양재 목사님의 하나님을 향해 목놓아 울부짖는 그 기도의 소리가 어찌나 절박하던지, 그 절박함은 모인 모두에게 전달 되었을 것이며 나아가 하나님께 상달되었을 것이라고 믿어의심치 않는다.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어떠한 정치적 목적도, 어느 단체의 어느 누군가의 이익을 위함도 아니었다. 정말 임계점까지 와버린 대한민국의 상황을 모두가 직시하며 그것을 위해 하나 된 자리였다. 취지와 목적에 맞게 흐트러짐 없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함께 나아간 것이다.
대한민국은 아직 희망이 있다
나는 그곳에 모인 이들을 보며 대한민국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절망 가운데 있었지만 그곳에 모인 예배자들을 보며 대한민국의 희망을 보게 되었다. 전국의 예배자들이 가득 메운 서울 한복판의 현장은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모습 그 자체였다.
많은 매체들은 교회의 안좋은 모습을 비추고, 교회는 썩었다고 말하고, 기독교인들은 세상 사람들과 다를 것 없다고 계속해서 노출시키고 속이려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었다. 대한민국은 아직 많은 예배자들이 있었다. 대한민국엔 아직 많은 기도하는 이들이 있었다. 대한민국은 아직 많은 이들이 눈물로 씨를 뿌리며 기도하며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와 은혜를 구하고 있었다.
여의도부터 시작해서 서울시청, 광화문까지 이어지는 그 모든 거리에는 예배자들로 가득찼다. 그리고 본 무대가 있는 시청 앞 광장은 뜨거움 그 자체였다. 서울 한복판에서 울려퍼지는 찬양의 소리와 기도의 소리는 대한민국을 다시금 돌아보기에 충분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자들이 있는 대한민국을 절대 놓지 않으실 것이다.
하나님은 일하신다
정말 많은 우려의 목소리들이 있었다. 정말 많은 걱정의 말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 우려와 걱정의 말들은 하나님 앞에서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 모임은 세상적인 모임이 아니다. 이 모임은 단순한 세상의 집회들과는 다른 것이다.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진행된 '연합예배'이다. 예배는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주관하신다. 예배의 자리는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은혜를 부어주신다. 우리는 예배의 현장에 있었고, 그 현장에서 예배를 드렸다. 경찰의 통제하에 모두가 질서정연하게 움직였고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예배했다.
세상의 언론들은 이 현장으로 인해 교통체증이 있었다는 보도들을 내보내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그곳에 모인 110만명의 인원들이 두 눈을 뜨고 보고 있었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자리는 하나님이 일하신 자리였다고 감히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신 자리였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하나님은 지금도 여전히 일하고 계신다. 하나님을 찾고 부르짖는 이들을 통해 그 분의 역사하심을 나타내시고 그 분의 일하심을 보여주신다.
누군가가 나의 쓰레드에 댓글을 달았다. 그래서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지 않을 것 같냐고. 그것은 하나님의 일하심의 영역이라고 답해줬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계획과 뜻에 따라 일하실 것이다. 다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나님의 나타내시는 일들을 바라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인 것 아니겠나. 비록, 인간의 생각과 마음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믿음의 사람들은 하나님을 신뢰하며 하나님을 붙잡는다. 그것이 믿음의 사람들의 믿음인 것이다. 그렇게 믿음을 붙잡을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은 선하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반드시 선한 길로 인도하시기 때문이다.
오늘 예배의 현장은 그야말로 하나님이 일하신 현장이었다. 하나님은 일하고 계신다. 하나님의 일하심에 나를 동역자로 초대하시고 부르심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오늘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모든 것들은 그저 감사였고 그저 은혜였다. 이 예배의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은혜였다.
대한민국은 하나님께서 붙잡아주신다.
후기
긴 말 필요 없다.
모든 것이 좋았고, 모든 것이 은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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